넷플릭스 영화 ‘고백의 역사’ 리뷰
넷플릭스의 신작 한국 영화 ‘고백의 역사'(감독 남궁선)는 1998년 부산을 배경으로, 열아홉 소녀 박세리(신은수 분)가 첫사랑 김현(차우민 분)에게 고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서울에서 전학 온 한윤석(공명 분)이 등장해 세리의 첫사랑 작전에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작용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다소 뻔하게 느껴지는 첫사랑 서사와 정서를 지닌 작품이지만 ‘고백의 역사’는 90년대 특유의 감성과 섬세한 연출로 풀어내며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향수와 깊은 공감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풋풋한 첫사랑과 성장 서사의 조화

‘고백의 역사’는 주인공 박세리의 ‘고백 대작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자신의 곱슬머리를 콤플렉스로 여기며 이를 극복해야만 사랑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 세리의 모습은, 외모 지상주의와 스스로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 많은 청춘들의 자화상을 떠올리게 한다.
여기에 짝사랑 상대인 김현과, 자신을 있는 그대로 좋아해 주는 한윤석 사이에서 갈등하는 세리의 모습은 첫사랑의 복잡하고도 설레는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남궁선 감독은 자극적인 소재나 갈등 없이, 인물 간의 미묘한 감정 변화와 관계를 따뜻하고 현실적으로 묘사하는데 집중하며, 이 당시의 청춘들의 성장과 사랑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았다.
특히 세리가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동시에 성숙한 사랑 방식을 배우며 성장하는 방식이 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로 이어져 의외의 깊이있는 울림을 선사한다.
90년대 감성의 완벽한 재현, 그 시절 우리의 이야기

영화는 1998년 부산이라는 특별한 시공간적 배경을 매우 사실적으로 구현해냈다. 아직 건설 중이었던 광안대교, 삐삐와 워크맨, 필름 카메라, 수학능력고사 등 당시를 상징하는 소품과 문화적 요소들은 향수를 자극하며 관객들을 자연스럽게 그 시절로 안내한다.
특히 S.E.S., 자자, 해바라기 등 90년대를 풍미했던 추억의 명곡들이 영화 전반에 걸쳐 흘러나오며 잊고 있던 그때의 감성을 생생하게 불러일으킨다. 교복과 당시 유행했던 패션 아이템들 역시 90년대 특유의 감성을 더하며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는 단순한 배경 재현을 넘어,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청춘의 순수함과 풋풋함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배우들의 싱그러운 매력과 섬세한 연기

‘고백의 역사’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배우들의 싱그러운 에너지와 성숙한 연기력이다. 박세리 역의 신은수는 짝사랑에 서툴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깊은 인상을 남긴다. 신은수의 풋풋한 표정과 섬세한 감정 표현은 관객들이 세리의 감정에 몰입하게 만든다.
이전의 작품에서 성숙하고 어두웠던 십대 소녀를 연기해왔던 그녀는 전작인 디즈니+ ‘조명가게’에서 발랄하고 장난기있는 십대의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그러한 모습을 보여줘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운을 남겼다. 이제는 다양한 배역을 자연스럽게 소화한 만큼 앞으로 신은수가 보여줄 다방면의 연기가 기대된다.
한윤석 역의 공명은 낯선 환경에 적응하며 점차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전학생의 복합적인 내면을 안정감 있게 그려낸다. 공명의 차분하면서도 묵직한 존재감은 세리와 친구들의 발랄한 에너지와 균형을 이루며 극에 깊이를 더한다.

또한, 학교 최고 인기남 김현 역의 차우민, 세리의 든든한 친구 백성래 역의 윤상현 등 조연 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연기 또한 극의 재미를 더한다. 여기에 특별 출연한 톱스타 배우들의 존재감은 영화에 특별한 선물처럼 다가오며 생각지 못한 재미로 이어진다.
‘고백의 역사’는 90년대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뻔하지만 그래서 더 공감할 수 있는 첫사랑의 설렘과 성장을 아름답게 그려냈다.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와 섬세한 연출, 그리고 9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요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뭉클함을 선사한다.
비록 큰 사건이나 반전은 없지만, 잔잔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기는 웰메이드 청춘 로맨스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정서가 담긴 풋풋하고 따뜻한 청춘 멜로물을 선보일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작품으로 다가올 것이다.
‘고백의 역사’는 넷플릭스를 통해 시청할수 있다.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