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트라이:우리는 기적이 된다’의 박정연 배우를 만나다
그녀의 눈빛은 맑고 깊었다. 갓 피어난 꽃잎처럼 싱그러운 미소는 보는 이들마저 기분 좋게 만들었다.
배우 박정연, 그는 SBS 드라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에서 사격부 에이스 서우진으로 분해 풋풋한 청춘의 열정과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드라마 종영 후, 서울의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박정연은 작품에 대한 애정, 연기를 향한 진솔한 마음, 그리고 앞으로 펼쳐나갈 배우로서의 꿈을 조용히 그러나 힘있게 이야기했다.
다음은 그녀와 나눈 일문일답.
운동선수를 연기하고 운동선수를 더 동경하게 된 배우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 어떻게 합류했나?
오디션을 통해 지원했다. 3차까지 갔는데, 결과가 나올때 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인지 합격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너무 기뻤다. 오디션 1차 때는 다른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2차 부터는 우진이 역할을 연기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우진이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었는데, 알면 알수록 멋진 친구라는걸 느끼게 되면서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서우진이 하고 싶었나?
일단 이 드라마가 스포츠 청춘물인데, 스포츠물이 지닌 특유의 뜨거움이 주는 설렘이 너무 좋았다. 그중 우진이는 사격 선수인데 그점이 너무 멋있었다. 극 중 성준이와 웅이가 나에게 찾아와서 무릎꿇고 비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서 우진이가 안 도와주는 척하지만 결국에 도와주게 된다. 그런 면모가 너무 멋있었고, 화끈하다고 생각했다. 완전 츤데레 같은 성격을 지닌 친구라고 할까?(웃음)
-배우님의 인스타그램 메인 화면이 공기 권총을 들고있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실제 사격 선수 인스타그램을 왔나 착각했다.(함께 웃음) 아무래도 총든 본인의 모습이 마음에 드신듯 하다. 사격 선수를 연기한 소감은?
(웃으) 짧은 시간동안 사격 선수를 경험했지만 사격 훈련은 생각보다 어렵다. TV로 사격 선수들의 자세를 보면 참 평온해 보인다. 그래서 그 포즈를 취하는게 쉬워보였는데, 생각보다 총이 무거웠다. 나설현역의 성지영 배우와 코치님을 연기한 임세미 선배님과 오랫동안 사격 훈련을 해왔는데, 처음 훈련을 했을때 10초간 총도 못들은 적이 있었다. 과녁을 겨누고 쏘는데 눈빛도 흔들려서 쉽지가 않았다. 나중에 자문해 주시는 코치 선생님이 집에서 아령을 들고 연습하라고 조언을 해주셔서 그대로 실천했는데, 막상 그러고 훈련하니 오랫동안 팔이 아팠다.(웃음) 그리고 나서 총을 본격적을 쏴봤는데, 무난하게 쏘게 되었고, 묘한 희열과 쾌감을 느끼게 되었다. (웃음)
이 과정을 통해 사격이 꽤 정신적이면서 강한 인내가 필요한 스포츠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가장 흥미로웠던 대목은 우리만의 사격 루틴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공기 권총 선수들은 좋은 점수를 얻기위해 자신만의 루틴과 자세를 잡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징크스를 하나하나 이겨나가게 된다. 나중에 드라마를 보는데, 나와 지영이, 세미 선배님의 사격 자세가 미세하게 달랐다. 코치님 말로는 우리 셋다 다르기 때문에 자신만의 자세를 찾아나서게 된다고 하셨다. 자신만의 방법을 찾기위해 힘든 훈련을 이겨내는 과정이 마치 인생을 배워나가는 느낌이는 생각이 들었다.

-시종일관 싸늘하고 냉냉한 얼음공주 같은 서우진을 연기한 소감은? 배우님과의 싱크로율도 궁금하다.
우리 드라마를 보면 개성넘치고 통통 튀는 캐릭터들이 많다.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너무 친해서 촬영장 분위기가 화기애애 했는데, 그 상태서 ‘슛’이 들어가면 다들 조용하게 차분해 졌다.(웃음) 그런데 그 장면을 찍을때도 선수들, 선생님들 모두 다 유쾌하게 연기했는데, 내가 연기한 우진이만 계속 싸늘한 상태로 연기를 해야해서 아쉬웠다. 시청자분들 중에서도 이 친구가 왜 이렇게 싸늘한가 라고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촬영전 작가님을 통해 우진이의 전사를 들으니, 친구가 표현하는 방법과 말수만 적을뿐 내면은 정말 뜨거운 친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극중 라이벌인 설현이와도 관계가 소원하게 그려졌는데, 우진이와 설현이 모두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친구들이었으며, 오로지 경쟁만 생각했기에 서로 폐쇄적인 생각만 하고 있었다. 나중에 둘은 서로의 공통점을 알고 친한 친구로 발전하게 된다. 우선 나는 우진이 처럼 극단적으로 폐쇄적인 친구가 아니라는 점은 큰 차이다. 대신 우진이의 내면에는 뜨거움이 있었고, 엄마의 압력속에서도 자신만의 똑부러진 모습을 유지하는 모습이 프로다웠고 멋있었다.
배우와 운동선수가 비슷한 이유

-분야는 다르지만 예선 통과를 거쳐서 성장하는 선수와 오디션을 보는 배우의 삶은 비슷하다. 그 역할을 오랫동안 가져가신 만큼 동질감과 정감도 많이 느끼셨을듯 하다.
맞다. 배우가 되기전 아이돌 연습생 시절을 경험했다. 그때도 운동 선수들 처럼 식단 관리를 해야했다. 그래도 운동 선수는 그러한 훈련을 통해 성적과 메달이라는 결과물로 내가 어느정도 성장했는지를 알수 있는데, 배우와 가수 연습생은 그러한 목표와 점수가 명확하지 않아서 그야말로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그럼에도 운동 선수를 연기하면서 연기 활동과의 공통점을 느끼게 되었고, 선수들을 더욱 동경하게 되었다. 철저하게 자신을 관리하면서 꿈에 대해 열정을 지닌 모습이 선수들과 우리 모두 비슷하다고 느꼈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배우님의 과거 작품들을 살펴보게 되었는데, 지금의 단아한 이미지와 다른 연기 모습들을 볼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특히 웹드라마 ‘우린 쓰레기가 아닙니다’에서 보여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연기가 꽤 개성있었다. 당시 배우님 표정을 보니 뭔가 이 연기를 즐기고 계신것 같았다.
맞다. 당시 내가 연기한 주인공 이름이 신조희로 조울증이 있는 캐릭터다. 그래서 그 병에 대해 많이 연구했다. 그동안 내가 연기한 캐릭터중 가장 밝은 성향의 친구다. 극과 극의 성향을 지니면서 안에는 혼란이 많은 친구이기도 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내가 이 캐릭터를 위해 촬영장에서 애드리브도 선보이고, 감독님과 아이디어를 많이 만들었다. 말씀 주신대로 너무나 예측불허의 캐릭터여서 많이 준비했는데, 기대한대로 좋은 결과물로 나와서 색다른 기분을 느꼈다. 언제 다시 기회가 되면 조희같은 캐릭터를 다시 해보고 싶다.
가수 아빠, 아이돌 출신 언니, ‘우뢰매’ 출신 연기자 엄마

-아버님이신 가수 박학기님과 어렸을때 함께 인터뷰한 기사를 봤는데, 그 기사에서 언니(언니 박승연은 그룹 마틸다 출신 아이돌 가수) 와 함께 길거리 캐스팅 제안을 많이 받았다고 언급하셨다. 그런데 ‘우선은 하고 싶은 공부를 한다’하시면서 학업에 집중하시는 모습이 인상적 이었다. 일찍 데뷔를 하고 싶었을텐데, 당시에 공부에 집중하기로 한 이유가 있으신지?
당시 엄마가 우리가 너무 일찍 연예계 활동을 하는것을 반대했다. 엄마는 적어도 우리가 고등학생이 되고 난 뒤에 하고 싶으면 그때 생각해 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엄마의 말대로 공부에 집중했다.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 하고 싶다고 하니 엄마도 그때부터 허용해 주셨다.
-그 당시 인터뷰에서 카펜터스의 ‘예스터데이 원스 모어’를 계속 흥얼거렸다는 내용이 인상적 이었다. 곧 싱글곡을 발표한다고 하셨는데, 앨범까지 발표하게 된 배경은? 어떤 성향의 음악을 좋아하시는지?
여러 뮤지션과 다양한 장르를 좋아한다. 요즘 아이돌 노래도 좋아해서 꽂히는게 있으면 바로 수록곡에 넣는 편이다. 아빠의 영향을 받아서 카펜터스와 빌리 조엘을 좋아했다. 요즘은 아빠와 차를 탈때마다 내가 DJ를 해주는데, 그때마다 새로운 노래를 들으면 아빠가 물어보시는 편이다.(웃음) 음악 덕분에 아빠와 많이 친해졌고, 내 인생에서도 음악과 연기는 동일한 편이다. 둘다 놓칠수 없다. 어떤 캐릭터를 연기할때 그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음악을 들으면서 캐릭터의 정서를 연구하게 된다.

-사실 저는 ‘우뢰매’ 세대다. 그래서 극 중 데일리를 연기한 어머님 송금란님의 모습이 많이 떠오른다. 오늘 배우님 보게된 것도 사실 그때의 추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말 어머님을 많이 닮으신것 같다.(함께 웃음) 어머님으로 부터 우뢰매 이야기를 들으셨는지? 배우님은 우뢰매를 보셨는지?
엄마는 작품에 관한 추억은 있으시지만, 당시 작품에 나온것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으신것 같다. ‘우뢰매’는 본적은 없지만 사진으로 많이 봤다. 엄마는 결혼하고 나서 언니를 임신하고는 이제 연예계쪽일은 더이상 하지 않으시는 편이다. 이제 일반으로 사신지 오래다. 아빠, 언니, 나 이렇게 연예계 일을 하다보니 엄마도 그렇게 노출되고 싶은 편은 아닌것 같다. 그래서 엄마의 연예계 활동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배우로서 케이트 블란쳇을 좋아한다고 밝히셨다. 그 이유는?
우연히 영화를 보다가 케이트 블란쳇의 눈빛에 빠져들게 되었는데, 그 눈빛에 빨려 들어가는 기분을 느꼈다. 너무나 매력적인 눈빛과 멋진 연기를 선보이시는 분이어서 배우로서 동경하게 되었다. 그래서 인생작이 ‘캐롤’이다.(웃음) 그외에도 아빠의 추천으로 함께 본 영화 ‘쇼생크 탈출’을 좋아하는데, 오래된 작품이지만 연기와 연출 모든게 완벽해서 그야말로 충격적인 작품이었다.
-앞으로 어떤 배우로 남고 싶으신가?
어쩌면 어려울수도 있는데, 일단 나는 누군가에게 매우 반갑게 느껴지는 배우가 되고 싶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나를 보고 사람들이 반가워 했으면 한다. 그런 익숙한 배우가 되고 싶다. 익숙하면서도 궁금하고 한편으로 신선한 느낌을 전해주는 그런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