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디즈니+ ‘파인:촌뜨기들’의 임수정 배우를 만나다
디즈니+의 파도 속에서 건져 올린 보물 같은 배우, 임수정.
2025년 여름, 그녀는 탐욕과 욕망이 소용돌이치는 1970년대 신안 앞바다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파인: 촌뜨기들’에서 팜므파탈 양정숙으로 변신했다.

그녀의 눈빛은 욕망을 쫓는 불꽃처럼 타올랐고, 그 입술은 맺힌 꿀처럼 달콤한 속삭임으로 유혹했다. 스크린을 압도하는 그녀의 존재감은, 이제껏 우리가 알던 청순한 임수정을 지우고 새로운 연기의 지평을 열었다.
‘파인:촌뜨기들’ 종영후 배우 임수정을 직접 만나, 양정숙이라는 강렬한 캐릭터를 통해 그녀가 펼쳐낸 연기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윤태호 작가님이 인터뷰에서 원래 본인이 생각한 양정숙과 너무 다르게 연기해서 놀랬는데, 나중에 보니 배우님의 해석이 맞았다고 언급하셨다. 양정숙을 어떻게 그리고자 한 건가?
‘파인:촌뜨기들’의 마지막화를 작가님과 같이 보게 되었다. 그때도 작가님이 그렇게 말씀주셔서 너무 좋았고 감사했다.(웃음) 원작 팬들이 생각하는 양정숙이 있지만, 내가 연기한 정숙이 이질감이 없이 잘 어울린다고 평해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처음 작품 제안을 받았을때 감독님이 각색한 대본이 너무 좋았다.
감독님과의 미팅에서 나온 정숙의 핵심 포인트는 바로 화려한 언변이었다. 원작에서 정숙은 대단한 언변가인데, 그 모습을 그대로 갖고 갔으면 했다. 어리숙해 보이는 남자들을 논리적인 말투로 정리하고 제압하는 그 모습이 대단했는데, 아마도 그러한 모습이 나와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제안주신것 같았다.
-정숙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으셨는지?
그녀의 솔직한 성격 때문인것 같다. 양정숙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 움직이는 인물이다. 그런면들이 지금까지 내가 연기한 작품속 캐릭터들에게는 보여지지 않았던 모습이라 그런지 새로워 보였다.
이제는 70년대 전문 연기 배우

-거미집에서는 70년대 인기 배우를 연기하셨는데, 그때도 70년대 말투가 인상적이었다. 캐릭터는 달랐지만 연이어 70년대의 정서, 문화, 패션 말투를 맞이하신 소감은?
다행히 전작 ‘거미집’에서 1970년대 배우 역할을 맡아 그런지 그 시대의 말투를 연구한적이 있었다. 그때 배웠던 70년대 연기와 습관이 ‘파인’에 큰 도움이 되었다. 류승룡 배우님도 내 대사톤을 듣고는 진짜 70년대 배우 말투 갖다며 좋아했다.(웃음)
-양정숙의 우아함을 더해준 손짓 연기는 어떻게 완성되었나?
연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오게 된 행동이다. 내가 몰입해서 연기한 거였는데, 나도 몰랐던 표정과 행동이 간혹 나오게 되었다. 그럴때마다 감독님이 좋아하셨다.(웃음) 내가 정숙의 다양한 모습을 표현해서 좋았고, 스스로도 연기적으로 확장된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또다른 화제가 되었던 장면이 희동이(양세종)와 밀실 방에서 밀회를 나누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당당하던 정숙이 수줍어 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때의 정숙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자 했나?
밀실 장면은 양세종 배우와 함께 이야기하면서 톤을 맞춘 장면이었다. 감독님께서 고전 영화인 ‘화양연화’를 래퍼런스로 주셨는데, 그 영화가 지닌 분위기와 공기의 흐름, 그리고 밀실의 공간을 통해 분위기가 압도하는 느낌을 선보이고자 했다.
아마도 캐릭터들의 관점에서는 사랑의 관계와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당시 정숙에게는 희동이는 선물괃 같은 존재였다. 그 장면에서 만큼은 희동이와 정숙 둘다 인간대 인간으로 서로를 가엽게 대하는 태도로 맞이했을거라 생각한다.
연기가 너무 즐겁다

-장광 배우와의 부부 호흡은 어땠나? 사실 나이 차가 많은 부부가 등장하는 장면을 보기 어려운데, 발 마사지 혹은 무좀약을 쳐주는 장면에서는 너무 자연스러웠고 호흡이 좋아서 소통이 많아 보이는듯 했다. 함께 나잇차 많은 부부 호흡을 맞추면서 인상 깊었던 소감과 기억에 남았던 순간이 있었다면?
사실 그 발마사지 장면은 원작에도 있었던 장면으로 큰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얼핏보면 그동안 양정숙이 강한 캐릭터처럼 보였지만, 사실 천회장(장광) 앞에서는 순종적인 인물이다. 서열 관계를 확실히 보여준 장면이다. 그 장면에서 내가 실제로 발 마사지를 해드렸는데, 그 장면을 위해 장광 배우님이 직접 발까지 닦고 오셨다.(웃음)
원작에서는 양숙이 무릎까지 꿇으면서 천회장의 발을 마사지 해주는데, 이번 촬영에서는 무릎을 꿇지 말자고 해서 양정숙의 야망이 담긴 면모를 더 드러내고자 했다. 개인적으로 천회장이 깨어나서 도장이 어디있냐고 노발대발 하는 장면이 참 무서웠다. 그 장면에서 내가 얼굴의 떨림을 선보이는 모습은 진짜였다.
-정숙의 마지막 최후 장면을 찍었을때의 소감은?
감독님께서 정숙이 정말 죽었는지 다소 모호하게 가져가자고 하셨다. 아마도 열린 결말로 가져간것 같은데, 마냑 시즌2가 나와 준다면 배우 입장에서는 너무 좋겠지만, 정숙의 부활과 관계없이 시즌2가 나와도 나는 참 기쁠것 같다.
-양정숙이 천회장을 죽이기 위해 실행하는 모습이 ‘전우치’의 흑화한 모습이후 오래간만이다. 쓰러진 천회장을 암살하려고 의사와 간접적으로 살인을 공모하고, 욕하고 크게 웃고 그리고 연기속 연기를 하면서 천회장의 아픔을 슬퍼하는척 하는 모습에서 묘하게 연기를 즐기고 계시고 자유를 느끼시는 같았다. 정숙이 실체를 드러내고 폭발하는 연기를 하실때 마다 배우로서 어떤 기분이셨을까 궁금했다.
‘파인:촌뜨기들’의 양정숙은 분명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중심 서사는 오관석과 오희동 일행의 도자기 도굴이 중심 서사이기에 양정숙이 보여줄 장면은 많지 않다. 그래서 양정숙이 등장할때 마다 최대한 많은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고, 고민도 많이 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참 재미이썼다. 흑화된 내 모습도 내가 계산해서 한 연기가 현장에서 나오면 나도 몰입이 되었다. 나도 모르는 새로운 얼굴과 근육을 짓는 표정과 말투를 나도 즐기면서 연기해서 참 좋았다.
예시로 양정숙이 의사에게 천회장의 건강이 안좋다며 오열하는 장면은 의사를 속인다기 보다는 정말로 오열하는 것처럼 보이고자 했다. 그래서 의사앞에서 진짜로 우는 연기를 했는데, 감독님도 왜 이렇게 진심을 다해서 연기하냐고 놀라시더라.(웃음) 덕분에 좋은 장면이 나왔고, 이후 모든 장면에서 감정을 넣고 연기를 하려고 했다. 덕분에 양정숙이 잘 묘사된것 같아서 좋았다.

-천회장의 도장을 발견하고 좋아하는 장면에서 배우님이 간만에 춤을 추시는 장면이 나온다. 그건 어떻게 나오게 되었나?
(웃음) 사실 잊고 있었던 장면인데, 말씀 주시니 기억난다.(웃음) 감독님께서 맘보춤 영상을 보여주시고 연출부가 그 춤추는 모습까지 보여줘서 따라하게 되었는데, 촬영때 감독님께서 옆에서 같이 춤을 춰주셨다.(웃음) 원래 계획 대로라면 좀 더 연습했을 건데 아쉽다.(웃음)
-이전의 인터뷰에서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지금 다시 연기하면 잘할수 있을것 같다라고 하셨는데?
배우들 마다 지나가다 했던 작품을 다시 보게 되는데, 다시보니 연기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보였다. 만약에 타임슬립을 하게 된다면 너무나도 큰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었기에 지금볻ㅏ 더 잘할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웃음)
-‘파인:촌뜨기들’은 배우님 필모그래피에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연기폭을 확장시킬수 있었던 작품인것 같다. 그래서 더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 더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드리고 싶고 연기가 너무 재미있어졌다. 20대때 나는 미친듯이 연기하고 필모그래피를 쌓으면서 정말 훌륭한 감독님과 함께 작업을 이어나가게 되었다. ‘장화,홍련’으로 신인상을 수상하고, ‘내 아내의 모든것’으로 청룡영화상도 받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배우보다 개인의 일상에 더 몰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를 하게 되었는데, 연기의 재미를 다시 느끼게 해준 의미있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 이후로 모든 작품에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파인:촌뜨들’은 그러한 연기의 재미를 더 높여준 작품이다. 현재 촬영중인 드라마도 재미있게 촬영중이어서 당분간은 재미있고 신나게 연기활동을 할 수 있을것 같다. 속도는 느려도 차근차근 보여드리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