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마음에 드는 물건이로다…’추노’ 작가와 제작진의 의기투합이 돋보인 디즈니+ ‘탁류’
‘추노’를 잇는 묵직함과 하층민의 삶을 조명하는 신선한 사극
‘탁류’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감독과 ‘추노’의 천성일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공개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기존 사극이 주로 궁중 암투나 양반들의 이야기를 다뤘던 것과 달리, ‘탁류’는 조선 시대 돈과 물자가 모이는 경강(현 한강 일대)을 배경으로 하층민, 특히 ‘왈패’들의 삶을 깊이 있게 조명하고 있는 포인트가 눈에 띈다.

이러한 설정은 ‘추노’에서 보여준 민초들의 애환과 저항 정신을 계승하면서도, ‘왈패’라는 독특한 소재를 통해 새로운 사극의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탁류’는 단순히 액션이나 사극 장르에 머무르지 않고, 돈과 권력, 생존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 군상을 통해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1~3화에서는 억압받는 민초들의 피고름을 짜내는 피라미드 구조와 그 속에서 체면과 생존을 거래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시율의 몸에 새겨진 상처와 그의 행동, 최은의 현실적인 사업 감각, 정천의 정의를 향한 열망은 혼탁한 시대 속에서도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다.
추창민 감독은 제작보고회에서 “왈패를 배경으로 삼은 것이 가장 흥미로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는 ‘탁류’가 기존 사극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감독과 배우들은 ‘얼굴을 갈아 끼운’ 듯한 파격적인 분장과 토할 것 같은 리얼한 액션을 통해 캐릭터의 생존형 처절함을 표현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사실적인 질감의 의상과 조명, 거대한 나루터 세트는 작품의 사실감을 더하며 시청자들을 조선 시대로 완벽하게 이끈다.

초반부인 1~3화는 세계관 구축과 인물 소개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며 다소 느린 전개를 보인다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앞으로 펼쳐질 인물들의 서사와 갈등을 위한 필수적인 빌드업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
‘추노’가 추격과 충돌로 속도를 올렸다면, ‘탁류’는 돈과 권력의 규칙을 먼저 보여준 뒤 인물들에게 칼을 쥐여 주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3화에서는 시율과 정천의 충격적인 과거사가 밝혀질 것을 예고하며, 답답함으로 쌓였던 궁금증이 본격적인 재미로 전환될 것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탁류’는 ‘흐린 물줄기’라는 뜻처럼 혼탁한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고뇌와 저항을 담담하면서도 강렬하게 그려내고 있다. 1~3화는 그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 이들이 어떻게 서로의 운명에 얽히고설키며 세상을 뒤흔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탁류’는 단순한 액션 사극을 넘어, 시대를 관통하는 인간의 본질과 희망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될 것이다.
최고의 열연으로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드는 배우들

배우들의 헌신적인 연기 또한 ‘탁류’의 몰입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다. 로운은 맡은 역할인 ‘장시율’을 표현하기 위해 외적인 변화는 물론,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까지 깊이 있게 파고든다.
특히 그의 파격적인 변신은 ‘얼굴을 갈아 끼웠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신예은은 ‘최은’ 역을 통해 시대적 관습과 부조리에 맞서는 주체적인 여성상을 그려내며, 박서함은 첫 사극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정천’ 역을 맡아 정의를 향한 열연을 펼칩니다.
이 외에도 박지환, 최귀화, 김동원 등 베테랑 배우들의 묵직한 존재감은 극의 완성도를 더했다. 특히 박지환과 최귀화는 열연에 가까울 정도로 이중적인 면모를 지닌 인간의 모습을 잘표현하며 긴장감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사실성을 극대화한 연출과 미장센

그외에도 현실감을 살리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이 돋보인다. 제작진은 컴퓨터그래픽(CG) 세트 대신 상주에 실제 오픈 세트를 지어 촬영하는 방식을 택했으며, 이는 배우들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또한, 의상, 분장, 미술, 음악 등 미장센 전반에 걸쳐 ‘세련된 사극’과는 거리를 둔 채, 조선 중기 하층민의 삶을 고증에 맞춰 사실적으로 담아내려 노력한 부분이 돋보인다.
당시 시대의 하층민과 서민들의 처절한 생활상과 삶이 느껴질 정도로 낡은 한복과 배우들의 어두운 피부 색깔을 통해 당시의 처절함과 정서가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하려는 시도가 돋보였다.
‘탁류’의 가능성과 향후 전망

‘탁류’는 공개된 1~3화에서 ‘추노’를 연상시키는 묵직한 분위기와 탄탄한 스토리,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이며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하층민의 삶을 조명하는 신선한 소재와 사실적인 연출은 기존 사극 팬들은 물론, 새로운 스타일의 사극을 기대하는 시청자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은 ‘탁류’가 충분히 확장 가능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밝히며 시즌제 제작 가능성에도 열려 있음을 시사한바 있다. 만약 ‘탁류’가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는다면, 디즈니+의 첫 한국 사극으로서 성공적인 론칭을 넘어 K-사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묵직하고 느린 전개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점은 앞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일 것이다.
전반적으로 ‘탁류’ 1~3화는 웰메이드 사극의 탄생을 예감케 하며,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에 대한 기대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