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영화제 수상은 불발되었지만 내년 아카데미 수상은 밝은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현지에서의 뜨거운 호평과 여러 성과를 통해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베니스에서의 뜨거운 반응과 높은 평가

‘어쩔수가없다’는 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상영 직후 9분 이상(일부 보도에서는 6분 또는 8분 30초)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현지 관객과 평단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또한, 영화제의 공식 데일리인 ‘CIAK in Mostra’에서 3.6점의 높은 별점을 기록했으며, BBC는 “황홀하게 재미있는 한국의 걸작”이라 칭하며 ‘기생충’과 비견되는 작품성을 높이 평가했다.
미국 할리우드 매체 버라이어티는 “통제된 혼돈을 보여주는 마스터클래스”라고 극찬했으며, 스크린데일리 또한 “극도로 재미있지만 동시에 장기 실업자들의 절망과 기업 세계의 잔혹성을 탐구한 가슴 아픈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경쟁 부문 최고의 영화를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이 영화를 답할 것”이라며 화제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로튼토마토 등 해외 평점 사이트에서도 17개 매체의 리뷰 결과 100점 만점을 기록하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기록한 99점을 뛰어넘는 이례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압도적인 비평가들의 호평은 ‘어쩔수가없다’가 단순한 영화적 성취를 넘어 문화적 현상으로까지 주목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베니스 수상 불발, 그러나 ‘큰 상 받은 기분’

모든 언론과 평단의 기대 속에 황금사자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었던 ‘어쩔수가없다’는 최종적으로 수상에 실패했다.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은 짐 자무시 감독의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에게 돌아갔으며, ‘어쩔수가없다’는 무관에 그쳤다.
이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제가 만든 어떤 영화보다 관객 반응이 좋아서 이미 큰 상을 받은 기분”이라며 수상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여유와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러한 감독의 태도는 ‘어쩔수가없다’가 베니스 영화제를 통해 얻은 성과가 단순히 수상 여부를 넘어선다는 것을 시사한다.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 ‘어쩔수가없다’의 유력한 도전

비록 베니스 영화제에서 트로피를 거머쥐지는 못했지만, ‘어쩔수가없다’는 이미 내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수상을 겨냥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어쩔수가없다’를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대표 출품작으로 선정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심사위원회는 “안정적인 영화적 완성도, 시대적 고민인 ‘해고’라는 테마, 좋은 배우들의 호연, 실력 있는 북미 배급사 등 평가 항목 모두를 감안해 출품작 중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하며, “세계가 공감할 비극을 유머로 빚은 아이러니로 아카데미가 환호할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영국 주요 매체들의 만점 평점과 ‘기생충’을 잇는 ‘올해의 걸작’이라는 찬사는 ‘어쩔수가없다’가 아카데미에서 주목받을 강력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인디와이어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마침내 박찬욱을 후보로 올릴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감독의 아카데미 수상 가능성을 높이 점쳤다.
‘어쩔수가없다’가 ‘해고’라는 현대 사회의 보편적인 비극을 블랙 코미디라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풀어내며 전 세계 관객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는 점에서, 오스카 수상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어쩔수가없다’의 성과와 앞으로의 전망

‘어쩔수가없다’는 베니스 영화제에서의 수상 여부와는 별개로, 개봉 전 해외 선판매를 통해 순제작비 170억 원을 회수하며 이미 상당한 경제적 성과를 거두었다. 이는 영화의 높은 완성도와 작품성에 대한 국제적인 인정과 더불어, 박찬욱 감독의 이름값이 해외 시장에서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어쩔수가없다’는 한국 영화의 위상을 다시 한번 높이며, 오는 9월 24일 국내 개봉을 통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베니스에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어쩔수가없다’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다시 한번 한국 영화의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