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신작 영화 ‘어쩔수가 없다’ 베니스 국제 영화제 월드 프리미어에서 찬사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후 해외 언론으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9분간의 기립 박수와 열광적인 반응

지난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섬의 살라 그란데 극장에서 진행된 ‘어쩔수가없다’의 공식 상영회 후 관객들은 9분간의 기립 박수를 보냈다. 이는 영화의 완성도와 메시지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는 것으로, 상영 전 레드카펫부터 배우 이병헌과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등이 등장하자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가 이어졌다. 특히 이병헌은 ‘오징어 게임’의 인기를 실감케 하며 ‘리(Lee)!’를 연호하는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해외 언론들의 극찬 세례 이어져

CNN, BBC, 가디언, 버라이어티, 인디와이어 등 주요 해외 언론들은 ‘어쩔수가없다’에 대해 “올해의 ‘기생충’이다”, “환상적으로 재미있다”, “박찬욱 감독의 최고 걸작은 아닐지라도, 현재까지 공개된 베니스 경쟁작 중 최고”라며 극찬을 쏟아냈다. 다음은 주요 해외 언론의 리뷰를 간략하게 축약했다.
BBC
“‘황홀하게 재미있는’ 한국의 걸작은 올해의 ‘기생충'”이라며 별점 5점 만점을 부여하고, “경제적 불안을 다룬 ‘암울하면서도 웃긴’ 코미디로 세계적인 히트작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가디언
“박찬욱 감독의 최고 걸작은 아닐 수 있지만, 지금까지 베니스 경쟁 부문에 오른 작품 중에는 가장 뛰어난 영화”라며 별점 4.5점(5점 만점)을 부여했다.
버라이어티
“박찬욱의 눈부신 살인 코미디는 통제된 혼돈을 보여주는 마스터클래스”라고 평하며, “현존하는 가장 우아한 영화감독일 수 있다는 증거로 가득 찬 최신작”이라고 극찬했다.
인디와이어
“박 감독의 탁월하고 잔혹하며 씁쓸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자본주의 풍자극”이라 평가하며, “오스카 시상식은 마침내 박찬욱 감독을 후보에 올릴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스크린데일리
“극도로 재미있지만, 동시에 장기 실업자들의 절망과 기업 세계의 불필요한 잔혹성에 대한 가슴 아픈 탐구”라고 분석하며, “AI가 노동시장을 잠식하는 시대에 우리 모두가 ‘만수'(주인공)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데드라인
“이병헌의 놀라운 연기를 담아낸 작품이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대한 박찬욱 감독의 응답처럼 보이는 짙은 블랙 코미디”라고 평가했다.
‘어쩔수가없다’의 주제와 메시지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예기치 않게 해고된 후,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블랙 코미디 물이다. 이 영화는 미국 작가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THE AX)’를 원작으로 하며, 박찬욱 감독이 20년 전부터 영화화를 구상해 온 숙원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그런만큼 박찬욱 감독의 노력과 정성이 그 어느때 보다 많이 들어갔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영화는 실직과 경제적 불안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박찬욱 감독 특유의 위트와 날카로운 풍자를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과 인간 군상을 그려낸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의 제목 ‘어쩔수가없다’에 대해 “비겁한 변명, 자기 합리화, 일상에서 무심히 사용하는 말”이라며, 관객들이 이 표현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배우들의 열연가 영화가 지닌 눈에 띄는 독창성

이병헌은 해고 후 절박한 상황에 놓인 주인공 ‘만수’ 역을 맡아 코미디와 스릴러를 넘나드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이며 호평받았다. 손예진은 위기 속에서도 가족의 중심을 지키는 아내 ‘미리’ 역을 맡아 박찬욱 감독이 그려온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 계보를 이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박희순은 영화 초반 예상치 못한 눈물을 흘리며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었고, 염혜란은 불안한 이야기 속 긴장감과 웃음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는 조용필의 ‘고추잠자리’를 비롯한 다양한 음악 선곡과 함께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운 장면들을 담아내며 박찬욱 감독의 독창적인 연출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반응을 불러왔다.
‘어쩔수가없다’…’기생충’에 이어 오스카 수상도 가능할까?
‘어쩔수가없다’는 현재 로튼토마토에서 비평가 평점 100점을 기록하며 ‘기생충’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배경이 되고 있으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어쩔수가없다’는 현재 진행중인 이번 베니스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비롯한 주요 부문에서 수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국 영화가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것은 2012년 故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 이후 13년 만이며, 박찬욱 감독 또한 ‘친절한 금자씨’ 이후 20년 만에 다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어쩔수가없다’의 국내 개봉은 9월 24일로 예정되어 있다.
-‘어쩔수가없다’ 상세 줄거리-
‘다 이루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삶에 만족하던 25년 경력의 제지 전문가 ‘만수’(이병헌). 아내 ‘미리’(손예진), 두 아이, 반려견들과 함께 행복한 일상을 보내던 만수는 회사로부터 돌연 해고 통보를 받는다.
목이 잘려 나가는 듯한 충격에 괴로워하던 만수는, 가족을 위해 석 달 안에 반드시 재취업하겠다고 다짐한다. 그 다짐이 무색하게도, 그는 1년 넘게 마트에서 일하며 면접장을 전전하고, 급기야 어렵게 장만한 집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한다.
무작정 [문 제지]를 찾아가 필사적으로 이력서를 내밀지만, ‘선출’(박희순) 반장 앞에서 굴욕만 당한다. [문 제지]의 자리는 누구보다 자신이 제격이라고 확신한 만수는 모종의 결심을 한다.